예전에는 ICL 수술 전에 홍채에 레이저로 구멍을 뚫었다는데 지금도 그렇게 하나요?
지금은 렌즈 중앙에 구멍이 있는 모델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술 전에 홍채에 레이저로 구멍을 만드는 주변부 홍채절개술을 따로 하지 않습니다. 2011년 중앙에 홀이 있는 렌즈(Visian ICL with Central FLOW technology, V4c)가 나오면서 상부 홍채절개술의 필요성이 사라졌습니다.
주변부 홍채절개술은 레이저로 홍채 바깥쪽에 아주 작은 통로를 만들어 두는 처치입니다. 예전에 이 과정이 필요했던 이유는 방수의 흐름 때문입니다.
방수는 눈 속에서 만들어져 뒤쪽에서 앞쪽으로 흐르며 각막과 수정체에 영양을 공급하고 안압을 유지한 뒤 빠져나갑니다.
구멍이 없는 렌즈는 홍채 뒤 공간과 전방 사이의 흐름을 막을 수 있고, 이 경우 홍채가 앞으로 밀리면서 안압이 오르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술 전에 상부 홍채에 레이저로 통로를 만들어 두는 절차가 필요했고, 수술 일정에 별도의 레이저 시술 단계가 하나 더 붙었습니다.
중앙 홀이 생기면서 달라진 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렌즈 광학부 중심의 360μm 홀, 즉 0.36mm 수준의 작은 구멍을 통해 방수가 지나가면서 자연스러운 순환이 회복됩니다. 방수가 돌면 눈 속 영양 공급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둘째, 홍채 폐쇄나 백내장 같은 장기 합병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설계로 평가됩니다. 셋째, 별도의 홍채절개술 과정이 빠지면서 수술 일정이 단순해졌습니다. 기존 방식에서 2~3일에 걸쳐 진행하던 일정을 하루로 줄여 당일 양안 수술이 가능해진 배경에도 이 설계 변화가 있습니다.
홀의 위치도 구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전 세대에서는 광학부 주변에 360μm 구멍을 두어 점탄물질 제거를 돕고 중앙 홀의 역할을 보조했습니다. 현재는 광학부 중심에 홀을 두어 방수 흐름을 직접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홍채를 뚫거나 홍채에 렌즈를 고정하지 않는 후방 삽입 방식이라는 점도 함께 설명됩니다.
이 변화는 렌즈를 넣는 방향과도 이어집니다. 직사각형에 가까운 형태의 렌즈는 제조사 권고에 따라 흰동자 사이 거리를 기준으로 수평으로 넣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중앙 홀 렌즈가 나온 뒤에도 렌즈는 한동안 수평 삽입용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후 난시 축의 안정성을 위해 수직 삽입용 렌즈가 따로 제작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도입 경과도 함께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구면 ICL이 1997년 CE 인증을 받고 2002년 국내에서 시행되기 시작했으며, 중앙 홀 렌즈는 2011년 CE 인증 후 2013년 국내에서 허가되었습니다. 난시교정용 토릭 렌즈는 2005년에 국내 허가를 받았습니다. 중앙 홀 렌즈가 허가된 2013년에는 아쿠아ICL과 아쿠아 토릭ICL의 국내 첫 집도가 이루어졌고, 2014년에는 국내 누적 10만 건의 렌즈삽입술이 집계되었습니다. V4와 V4c의 임상적 차이는 2015년 ICL 학회에서도 다루어졌습니다.
방수 순환이 막히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알아 두면 이 설계의 의미가 분명해집니다. 뒤쪽에 갇힌 방수가 홍채를 앞으로 밀면 전방각이 좁아지고 배출로가 막혀 안압이 빠르게 오를 수 있습니다. 중앙 홀은 이 경로를 물리적으로 열어 두는 장치입니다.
수술 과정에서도 역할을 합니다. 렌즈를 넣을 때 사용한 점탄물질이 눈 속에 남지 않도록 돕는 기능이 함께 설명되며, 이전 세대에서 광학부 주변에 둔 구멍이 담당했던 역할이 그것입니다. 구멍의 크기가 작아 시야를 가리는 그림자로 인식되지 않도록 광학부 중심에 설계되어 있습니다.
다만 홍채절개술이 필요 없어졌다는 것이 모든 눈에서 방수 순환이 문제없이 유지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용하는 렌즈의 종류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고, 전방각이 좁거나 안압이 높은 눈은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므로 검사 결과를 확인한 뒤 안과 전문의와 상담해 결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