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식 수술 중에 눈이 저절로 돌아간다는 말이 있는데 난시 교정에 영향이 있나요?
영향이 있습니다. 누워서 수술을 받는 동안 안구가 시축을 중심으로 미세하게 회전하는 안구회선이 실제로 일어나고, 이 회전만큼 난시 축이 틀어지면 난시가 덜 교정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은 국내 임상 연구로 직접 측정된 바 있습니다. 근시성 또는 원시성 난시로 라식을 받은 88명 161안을 대상으로, 수술 직전 환자가 앉은 상태에서 세극등현미경의 수평 빔을 각막에 맞추고 결막 3시와 9시 방향에 수평축을 표시한 뒤, 수술대에서 각막절편을 젖히고 레이저 조사 직전에 회전 정도를 측정한 연구입니다.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28.9세였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대한안과학회지 2003년 라식수술 시 생길 수 있는 눈의 회선현상에 대한 조사).
검사된 눈의 89퍼센트에서 안구회선이 발생했습니다.
회전 방향은 반시계방향이 69퍼센트, 시계방향이 31퍼센트였습니다.
평균 회전량은 3.7도였고, 우안이 평균 4.7도로 좌안의 3.5도보다 회전이 더 컸습니다.
4도 이하의 회전이 161안 중 85안으로 절반 남짓이었고, 10도 이상 크게 회전한 경우도 3퍼센트에서 관찰됐습니다.
같은 연구는 안구회선에 의한 난시 축 변화가 난시 저교정의 원인 중 하나이므로, 수술 전 결막에 수평축을 표시하고 수술 중 발생한 회전만큼 보정해 레이저를 조사하면 저교정 오류를 줄일 수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난시 축이 틀어지는 원인으로는 안구회선 외에도 부정확한 수술 전 굴절검사, 환자의 머리가 틀어진 경우, 레이저빔이 잘못 맞은 경우, 개검기에 의한 안구 뒤틀림이 함께 지적됐습니다. 실제 진료에서 난시 축 표기 기법과 360도 센트레이션 노하우를 함께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최근 장비에서는 이 보정이 소프트웨어로 들어와 있습니다. 비쥬맥스 800 펨토초 레이저에는 안구회선을 보정하는 오큐라인 기능과 중심을 맞추는 센트럴라인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눈의 미세한 회전과 중심 이탈을 자동으로 반영합니다(Carl Zeiss Meditec VISUMAX 800 Brochure).
정리하면 확인할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난시가 있는지, 그 난시 축이 어느 방향인지, 그리고 수술 장비와 술기가 회전 보정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입니다. 난시량이 적으면 회전의 영향도 작지만, 난시가 클수록 축이 몇 도만 틀어져도 교정 결과 차이가 커집니다. 난시가 제대로 교정되지 않으면 사물이 번져 보이면서 시력의 질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같은 크기의 난시라도 축이 어긋나면 교정 효과가 줄어드는데, 축이 4도 벗어나면 효과가 약 14퍼센트 떨어지고, 6도 차이는 20퍼센트 저교정으로, 15도를 넘으면 50퍼센트 이상의 저교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됩니다.
이 연구가 측정 방식을 바꾼 배경도 참고가 됩니다. 과거에는 이중마독스봉 검사나 검영법, 각막지형도검사로 회선 정도를 간접적으로 추정했고, 난시 교정 전에 각막이나 결막에 축을 잉크로 표시한 뒤 레이저 아래에서 환자 자세를 수동으로 조정하는 방법이 많이 쓰였습니다. 이런 수동 보정은 시간이 걸리고 사람에 따라 오차가 크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술 중 발생하는 회선을 직접 확인하고 측정하는 방식이 제안된 것입니다.
안구회선은 이상 소견이 아니라 누워서 수술을 받는 동안 대부분의 눈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현상입니다. 중요한 것은 회선이 있는지가 아니라 그만큼을 보정했는지이며, 이는 수술 전 난시 축 측정의 정확도와 수술 중 보정 방식이 함께 갖춰져야 가능합니다. 난시 축을 표시하고 회전량을 확인하는 과정이 수술 시간을 조금 늘리더라도 교정 결과의 정확도를 높이는 쪽이 이득이라고 보는 것이며, 난시가 큰 눈일수록 그 판단의 무게가 커집니다.
따라서 난시가 있다면 수술 전 난시 축 측정이 정확한지, 수술 중 회선 보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본인의 난시 축과 회전 가능성은 정밀검사로만 확인되므로 안과 전문의와 상담해 수술 방법을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