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삽입술에서 렌즈를 세로로 넣으면 볼팅이 낮아진다는데 왜 그런가요?
같은 렌즈를 더 넓은 세로 지름에 놓으면 양끝이 덜 눌려 중앙이 적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볼팅은 삽입한 렌즈와 자기 수정체 사이의 간격을 말하는데, 2024년 8월 PLOS ONE 연구에서 수술 3개월 후 볼팅은 수직형 462.24±117.89μm, 수평형 539.52±154.00μm로 수직형이 통계적으로 뚜렷하게 낮았습니다.
볼팅은 높아도 낮아도 문제가 되는 값입니다. 일반적으로 250~750μm 사이를 적절한 범위로 보고 500μm 내외를 기준점으로 삼습니다. 너무 높으면 각막 내피세포 감소, 홍채 뒷면과의 마찰, 주변부 전방 유착이 생길 수 있고 이런 변화는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너무 낮으면 렌즈가 자기 수정체에 가까워져 백내장 발생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여기서 딜레마가 생깁니다. 볼팅을 낮추려고 작은 렌즈를 고르면 고랑 안에 여유가 생겨 회전 가능성이 올라가고, 회전을 막으려고 큰 렌즈를 고르면 볼팅이 높아집니다. 위 연구는 고볼팅에서 비롯되는 합병증이 비가역적이어서 저볼팅으로 인한 백내장보다 상대적으로 더 부담이 크다고 보고, 가능한 한 500μm 미만을 목표로 해 왔다고 기술합니다. 그런데 볼팅을 낮출수록 회전 가능성이 올라가므로 토릭 렌즈를 수평으로 넣는 선택은 줄여 왔다는 설명입니다.
수직 삽입은 이 두 조건을 함께 맞추는 접근입니다. 더 넓은 지름을 쓰기 때문에 렌즈를 키우지 않고도 회전이 억제되고, 그 결과 낮은 볼팅과 회전 안정성을 함께 얻어 토릭 렌즈를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고 같은 연구가 정리합니다. 참고로 수직형에서 재정렬이 필요했던 눈의 평균 볼팅은 430.94μm, 필요하지 않았던 눈은 463.87μm였으나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는 아니었습니다. 수평형에서는 각각 495.19μm와 485.58μm로 두 값의 차이가 더 작았습니다.
렌즈 설계도 함께 고려됩니다. 2011년 이후 렌즈 중앙에 구멍이 있는 모델이 도입되면서 방수가 순환하게 되어, 홍채 뒤에 방수가 갇히는 문제나 낮은 볼팅에서 우려되던 백내장 관련 문제가 줄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2024년 3월 일본 ICL 학회에서 이종호 대표원장이 발표한 장기 추적 자료를 보면, 구멍이 없던 이전 모델을 넣은 19,760안에서는 286안이 백내장 수술을 받아 1.4%였던 반면 구멍이 있는 모델 36,240안에서는 1안에 그쳤습니다. 같은 발표에서 각 206안을 10년간 비교했을 때 각막 내피세포는 이전 모델이 평균 10%, 구멍이 있는 모델이 평균 3% 줄었고, 볼팅은 높은 쪽보다 낮은 쪽을 택해 왔다고 정리했습니다. 렌즈를 교체해야 할 상황에서 큰 렌즈보다 작은 렌즈를 빼내기가 덜 까다롭다는 점도 낮은 볼팅을 선호하는 이유로 제시됩니다.
볼팅 수치의 분포도 참고가 됩니다. 위 연구에서 수직형의 볼팅은 145.80μm에서 988.00μm, 수평형은 159.00μm에서 1,270.00μm 범위에 분포했습니다. 평균 차이는 80μm 정도지만 위쪽 끝값에서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는데, 권장 범위를 넘는 높은 볼팅이 수평 삽입에서 더 자주 나타났다는 뜻입니다. 위 연구가 난시량과 고랑사이거리, 전방깊이, 렌즈 크기를 1대1로 맞춘 뒤 삽입 방향만 다르게 비교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렌즈 크기가 같은 조건에서도 볼팅이 달라졌다는 것이 방향의 영향을 보여주는 근거입니다.
볼팅이 왜 양방향으로 문제가 되는지는 렌즈가 놓인 위치로 설명됩니다. ICL은 홍채 뒤쪽, 자기 수정체 앞쪽 공간에 고정 장치 없이 얹히는 렌즈입니다. 간격이 좁아지면 렌즈 뒷면과 수정체가 가까워져 수정체 혼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간격이 넓어지면 렌즈가 홍채를 앞으로 밀어 전방각이 좁아지고 각막 내피세포에 부담이 갑니다.
볼팅은 수술 후 산동 상태에서 전안부 빛간섭단층촬영으로 측정하며, 나이가 들면서 전방 구조가 변하면 함께 달라질 수 있어 수술 후에도 정기 검진으로 확인합니다. 본인에게 적정한 볼팅 범위와 렌즈 크기는 검사 결과에 따라 달라지므로 전문의와 상담해 결정해야 합니다.
